2010년 05월 08일
어둠은 빛을 이겨 본 적이 없습니다, 또는...
(아차차. 중간에 어둠은 빛을 이긴 적 없다는 말을, 실수로
빛은 어둠을 이긴 적 없다로 쓴부분이 있었네요.이런이런.
실수를 지적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흑.)
격주로 연재하는 칼럼.
이번에는 촛불 두 돌을 맞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습니다.

이번에는 그림에 제법 공을 들였습니다. 촛불 두 돌이니까요 :)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
는 요한복음 1:5의 구절을 바탕으로, 이번 원고를 써봤습니다.
아시다시피,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구절은
시국미사 때 정의구현사제단에서 인용하여 유명해진 문구이지요.
저 번역은 <공동번역> 성서입니다. 이 번역에 참여했던 분 가운데 문익환 목사님이 계십니다.
<공동번역>에는 힘있는 문장들이 꽤 있는데, 아마 문 목사의 문장력에 덕을 입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
<개역한글판>에는 "어두움이 빛을 깨닫지 못하더라"라고 되어 있어요.
즉, 어둠은 빛을 이겨본 적이 없거나, 또는
빛을 알아차리지 못해봤다는 겁니다.
두 가지 번역 모두 가능합니다.
그리스어 "우 카텔라벤(ou katelaben)"이라는 말을 어떻게 풀이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그런데 저는 경전 해석에서, 하나는 맞고 다른 하나는 틀리다, 이런 게 좀 싫습니다.
어차피 외국말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두 가지 뜻을 화해시켜보고자, 이번 글을 썼습니다.

아무리 억압해도 감출 수 없는 ‘빛’
김태권 / 에라스뮈스와 친구들
"얼마 전 촛불 두 돌을 맞았습니다. 당시 모아뒀던 시민들의 풍자와 패러디를 다시 꺼내 낄낄 웃으며 훑어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지금은 그런 날카로운 촌철살인이 오히려 줄었더라고요. 왜? 고발당하지 않을까 소송 걸리지 않을까 모두들 말 한마디 꺼내기 조심스러우니까요. 그때 우리는 소통의 부재를 한탄했는데, 오히려 표현의 자유가 더 줄었네요."
"예나 지금이나, 나라님들이 시류에 뒤처질 때면 시대의 변화를 거스르려 들지만, 어둠이 빛을 이긴 적 없듯 그 무모한 시도는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바뀐 민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빛을 알아차리지 못하던 어둠처럼, 아침이 밝으면 사라지겠지요."
종교색이 있는 텍스트로 글을 쓰는 건 조심스럽습니다.
그 종교를 좋아하는 분들은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보는 걸 싫어하고
그 종교를 싫어하는 분들은 텍스트 자체를 다루는 걸 싫어하시니까요.
그래도 '어둠은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는 저 문장은 중학생때부터 워낙 좋아하던 글귀인데다
시국 미사 때 저 말을 듣고 너무 좋았기 때문에, 굳이 적어보았습니다.
# by | 2010/05/08 00:57 | 고전어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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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는 걸 다시금 보여줘야 할 때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