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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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정당화하는 개념들을 찾아봤어요.


한겨레신문에 실릴 이번주 칼럼을 쓰다가 전쟁에 대해 생각나는 것들을 정리해봤어요. 

특히 제 입장과는 상반되는 논리들을 찾아봤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논쟁 자체는 좋아
합니다...(단,균형감각 상실한 양반과 엮이는 건 질색입니다. 소싯적에 변모씨와 싸우던
기억이 나서요... 논리고 뭐고 아이고참.) 아무튼 전쟁을 찬성하는 논리들을 찾아봤는데
꽤 공부가 되었습니다.

'눈물없는 전쟁(bellum haudquaquam lachrymosum, 벨룸 하우드쿠아쿠암 라크뤼모슴)'
이라는 라틴어 격언을 화두로 글을 썼습니다. "재파병 문제에 논의가 부재하다"는 상황을
우려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티격태격에 묻혀, 아프간 파병 같은 문제는 그냥
스리슬쩍 넘어가는 걸까요. 확실히 세상이 거꾸로 가는군요. 명박씨 재취업 2년만에...

(*) 라크뤼모숨lachrymosum에서 ch 대신 c가 맞지 않느냐고 지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c가 맞다고만 알고 있었는데요, 둘 다 쓰는 모양입니다. ㄱ-


피카소의 작품을 다시 그려봤어요. 독재정권 시절에 
한국에서 피카소가 금지작가였던 건 아시죠?


1. 전쟁을 반대하는 글은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쟁을 정당화하는 개념을 좀 찾아봤어요.
이런 개념들이 눈에 띠더군요 : 

- (1) 정당한 전쟁 (just war) 이론 : 오바마 형님이 평화상 수상식에서 언급하기도 했죠.
http://kimtae.egloos.com/2781681 < 관련 포스팅입니다.
- (2) 예방전쟁 (preventive war) 개념 : 선제공격을 통해 적의 공격을 예방한다고 합니다.
- (3) 전쟁을 끝낼 전쟁 (war to end war) : 이건 우드로 윌슨 형님이 1차대전 때 했던 말이
  유명합니다. 1차대전을 '모든 전쟁을 끝낼 전쟁(war to end all wars)'이라고 그랬다죠. 
- (4) 전쟁억지력 : 이건 군비확장과 핵개발 등의 배경 논리가 되죠.
- (5) 체제의 확산, 혁명의 보급. 
   예컨대,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아테네의 논리, 조지 W 부시의 체제전복 논리,
   반대쪽에는 자꼬뱅과 나뽈레옹, 스딸린, 브레즈네프 등등.

아무튼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저는 이 논리들에 동의는 안 하지만, 부분부분 솔깃한
대목도 있습니다. "그럴싸한데!!" 물론 반박할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 (a) 현실적으로 효과를 봤는가? (특히 윌슨 형님의 저 발언은... -_-;;; ㅎㄷㄷㄷ)
- (b) 상대편도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각자 다른 의견이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





2. 재밌는 자료가 있습니다. 


503쪽에 : - 갑골문의 무武자는 본래 창[戈]을 잡고 뛰면서 무공武功을 찬양하던 악무樂舞를 표시하고 있거나, 혹은 창을 들고 위무당당한 기개로 걸어간다는 뜻이었다.
- 그러나 <<춘추좌씨전>>에 기록된
초장왕의 해석은 “대저 무武란 지止와 과戈가 모여 무武자가 되었다. 夫武, 止戈爲武 … 무릇 무력은 횡포함을 막기 위하여 군대를 모으고, 큰 약정을 보호하며, 공을 정하고, 백성을 편안케 하며, 재물을 풍성하게 하는 것이다. 군대를 정돈하고 사열하여 제후에게 위세를 보이면 전쟁이 그치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다.
- 비록 그의 무武자에 대한 해석이 맞다고 할 수는 없어도, 패주覇主조차도 전쟁에 대하여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으니, 하물며 직접 재난을 당하는 백성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뒤에
진시황이 자신의 공덕을 과시하면서 전쟁을 끝낸 것이 으뜸가는 업적이라고 하였다. 불행하게도 위정자들은 모두 다른 사람을 자기 신하로 복종시키고 나서야 화평을 허락하므로 세상은 끝내  평화롭기가 어려웠다. 

그러잖아도 지금 진시황제에 관한 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자료입니다.




3. 글을 마감한 다음에, <레프트21>에서 이런 기사를 보았습니다.


지난주[2월 20일] 네덜란드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파병 때문에 몰락했다. ...네덜란드 총리 얀 페터 발케넨데는 의회가 네덜란드 군대를 2010년 말까지 철군하기로 결정한 것을 무시하고 아프가니스탄 파병 기간을 연장하려 했다. ... 그러나 네덜란드 노동당은 더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고 결정하고 연정에서 탈퇴했고, 연정은 붕괴했다. (...)
- 마크 L 토마스 (영국SWP활동가)

SWP의 주장에 공감 안하는 부분도 많고, 특히 SWP의 정세판단에 대해서는
"이 답답한 친구들아!!!" 소리지르고 싶은 경우가 많지만, 이 기사는 일단 링크해놓습니다.
음. 마감 전에 실린 기사였으면 반영을 했을 텐데, 이미 글을 보내드렸으니 
그렇게는 안되겠군요. 6^^;;


여러 개념들을 검토해보고, 제 입장이 변한 건 아니지만, 
생각해볼 거리들이 늘었습니다. 

by 김태 | 2010/02/26 04:07 | 십자군 | 트랙백 | 핑백(1)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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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불평불만 : 에라스뮈스와 친구.. at 2010/02/28 14:44

... 는 논리와 그에 대한 반박을 대략 언급하였습니다. 저번 포스팅에서 이 문제를 간단히 소개만 했더랬는데, 더 깊이 생각해봐야할 주제 같습니다.http://kimtae.egloos.com/2861253 (남겨주신 덧글들 감사합니다. 많이 공부가 됐습니다.) 글 후반부에는 늘 그렇듯 라틴어 격언과 그림 설명을 추가했습니다. (원래 그런 코너니 ... more

Commented by LVP at 2010/02/26 04:53
1. 다들 일리있는 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침략을 받은 상태에서의 방어전쟁 (옆집같은 개드립 말고, 진짜 방어전)과 저항권 관련은 적극 찬성합ㄴ;다 'ㅅ';;;

2. 여긴 페르디난트 자입트의 중세의 빛과 그림자, 까치글방의 환금가지 독해가 급선무인지라..'ㅅ';;;
Commented by 김태 at 2010/02/26 08:43
앗 '환'금가지라니, 어딘지 의미심장한 오타입니다...^^ (프레이저 영감님이 원래 잘나가던 고전학자였대요...전에 주석에 나와서 '설마 다른 사람이겠지'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Commented by asianote at 2010/02/26 07:32
전쟁이 없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만 전쟁을 없애려는 노력 자체가 없다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겠지요.
Commented by 김태 at 2010/02/28 01:14
다시 읽어봐도 좋은 말씀이군요. 그런데 고달픈 기분이 들긴 합니다. 누구는 열심히 노력하고 누구는 열심히 전쟁하고... 좀.
Commented by asianote at 2010/02/26 07:55
사실 전쟁을 다루는 병법서에서도 전쟁을 그리 긍정하지 않습니다. 오자병법의 도국 편에 나오는 한번의 전쟁의 승리한 자가 천하를 얻는다고 나오지요. 반대로 전쟁을 계속 이긴 자는 망한다고 나옵니다.
Commented by 김태 at 2010/02/26 08:45
아 오자병법에도 그렇게 되어있군요.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감사합니다).^^ 중국도 옛날 전사/귀족사회였을 때는 전쟁을 싫어하지않았을 텐데, 어느시점부터인가 전쟁을 꺼리게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terioops at 2010/02/26 09:47
일반적으로 국제법적으로(특히 UN헌장 관련하여) 정당화되는 전쟁에는

1. 방위전쟁 (실제적인 공격을 받았을 때 가능)

2. UN헌장 7장에 의한 UN군 출동 (아직 한 번도 없다고 합니다. 6.25때 와준 군대들은 정확히 말하자면 UN군은 아니고요...)

3. UN헌장상 구적국(독일 일본) 조항에 따른 전쟁 (독일, 일본이 전쟁을 벌일 낌새가 보이면 쳐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정도가 얘기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김태 at 2010/02/26 11:26
앗 '구적국조항'은 모르고 있던 것인데, 덕분에 알았습니다(감사합니다). 상당히 ㅎㄷㄷ하군요.^^ 찾아봐야겠네요.
Commented by 이준님 at 2010/02/26 13:47
얼마전 조우석씨가 중앙에 기고한 모 글을 본다면 진짜 아스트랄의 경지로 가실겁니다. 소싯적 황군 수준의 전쟁 정당화론을 설법하더군요
Commented by 김태 at 2010/02/28 01:16
아마존의 눈물 까는 글로 '유명'해지신 분이네요... 저분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분 글은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논술 과외를 몇 년 하다가 알게된 사실이지만, 중고등학생 글을 읽다보면 '아, 이런 말을 하고 싶었구나' 상상해서 읽어야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데 저분 글은 그렇게 해봐도 잘 모르겠어요. 휴. 보통은 글에 논리나 맥락이라는 게 있게 마련인데... 아무튼 우리말로 희랍어보다 어렵게 쓰는 분은 처음 봅니다. 6^^;;
Commented at 2010/02/26 20:4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김태 at 2010/02/28 01:09
부분적으로는 동감합니다. 단, 요즘 국가를 인격체로 보지 않으려고 훈련 중이라서요. '국가=유기체'의은유를 잊어보고자 합니다.^^
Commented by 황제 at 2010/02/26 23:10
전쟁이란 말빨이 안되니 주먹이 나가는 뒷골목 건달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정치적 행위로 규정하고 싶지만, 그 사이에 낀 죽음과 파괴는 뭘로 규정해야 할런지.... 미국의 셔먼 장군이 멋지게 말했죠. 전쟁이란 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것보다 더 끔찍한거라고....
Commented by 김태 at 2010/02/28 01:12
음 좋은 말씀입니다. 하지만 그 악명높은 셔먼이 그런 이야기를...ㅎㄷㄷ 6^^;;; (아, 셔먼 본인이 더 잘 알 수도 있었겠군요.)
Commented by 책벌레 at 2010/03/01 13:33
세계의 절반은 왜 굶주리는가를 쓴 장 지글러가 그랬지요. 전쟁은 민중들의 특히 어린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죄라고요. 유감스럽게도 근본주의 신학을 사상의 배경으로 하는 미국과 한국의 보수적인 개신교 교인들은 이라크 전쟁을 해방전쟁으로 미화하는 꼴을 생각하면서 덧글을 써봅니다.
Commented by 김태 at 2010/03/02 05:33
세계의 절반은 왜 굶주리는가 -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아직 못읽고 있었습니다. 어서 읽어야겠군요.
Commented by 황제 at 2010/03/06 20:28
기아는 인간이 조장하는 것이라고 했죠.
Commented by 김태 at 2010/03/12 02:42
기아는 인간이 조장한다... 좋은 말씀입니다. 이번 마감하면 꼭 읽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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