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글루스 | 로그인  


자기 검열 : 이명박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

여러편의 글을 썼지만 올리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 스스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기준이란,
    한국사회에 대해 말하지만, 이명박에 대해 말하지 않기
입니다.

                왜? 이명박이 좋아서? 아님 아무개처럼 극우의 돈냄새나는 품에 안기려고?
                극우 인사들의 '자칭 논리적이고 전문적이시라는' 시시한 비난이 무서워서?
                저도 사람인 이상, 뭐 별로 그런 건 아니고요...


이런 양반이 왜 좋을까요? 난 보기만 해도 민망하던데.ㅋㅋ


제 생각으로, 이명박을 언급하지 않고 한국사회를 말하기란,
(1)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2)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1) 이게 가능한 일인 까닭은,
거대한 괴물 이명박이 지금 이 지경의 한국사회를 만든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한국사회가 작은 괴물 이명박을 만든 것이기 때문이니까요.
이명박은 원인이 아니라 현상입니다. 시시한 녀석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이명박은 독감의 병원체가 아니라, 독감의 징후지요. 발열이랄지, 가래랄지.

또는 코X지.

문제가 있습니다.
이명박이 원인이 아닌데, 자꾸 이명박만 눈에 들어오다 보니, 착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이명박만 없으면 돼.
   다음 선거만 잘하면 돼.

그러나 그럴 리 없지요.
머리에 얼음대고 코를 많이 푼다고 독감이 저절로 낫진 않잖아요.
이명박은 눈에 띠고 싶어 설치 설치, 그러므로 잠시
눈 앞에서 제껴놓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명박을 언급하지 않기가 (2)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명박이 물러나면 좋기야 좋겠죠.
그러나 이명박 하나 찍어낸다고 하여 얼마나 달라질까요? 그게 요즘
제일 큰 걱정입니다. 한국사회가 크게 달라질까요?

검찰? 경찰? 재벌? 대형교회? 토건? 이북과 미국? 중국? 일본?
부동산공화국? 비정규직 확산? 이미그레이션 문제? 신자유주의?
사실 어느 것 하나 이명박이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 문제는 없습니다.
이명박 집권 이후에 대체로 악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명박이 이 문제들을 일으킨 건 아닙니다.


그래서 이명박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이 문제들을 냉정히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가을 되면서 시작했는데,
아, 잘 안됩니다. 그래서 글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만 반복하고.


by 김태 | 2009/11/12 11:18 | 글그림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2)

트랙백 주소 : http://kimtae.egloos.com/tb/274689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at 2009/11/14 21:44

제목 : 화두(話頭)
The art of proposing a question must be held of higher value than solving it.문제를 제시하는 것은 문제를 푸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게오르그 칸토어 Georg Cantor11.최근 블로고스피어 최대의 화두는 단연 "나영이 사건" 이었다. 8살 소녀가 끔찍한 성폭행을 당했고, 장기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어 회복이 불가능한 지경에 처했다. 그러나 범인은 "겨우" 12년의 징역형만을 받았을......more

Linked at 불평불만 : 이명박과 나 - .. at 2009/11/28 15:41

... 잊을 만하면 얼굴을 들이밀고, ‘날 좀 미워해줘’라며 애걸복걸 간청하는 이명박 어린이. 어떻게 해서라도 관심을 끌고 싶은가 봐요. 이전 글에서 밝혔다시피, 명박이네 아이들 이야기해봤자 별 의미 없다는 고민을 해요. 뭐 씹는 맛이 착착 이빨에 감기긴 하죠.ㅋㅋ 제가 시사 관련 작업을 YS때부터 했지만 ... more

Commented by 自重自愛 at 2009/11/12 11:22
코X지 외에 눈꼽도 있습니다.

http://curtis187.egloos.com/4579544
Commented by 김태 at 2009/11/12 11:30
이명박을 자꾸 언급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이명박처럼 갈구기에 최적화된 캐릭터도 흔치 않다는 점 같습니다. 머리에서 노래가락이 맴도네요. "MB는~ 갈굼 받기위해 태어난 사람~".
Commented by 피티라메 at 2009/11/12 11:41
김태님말대로 캐릭터문제도 중요합니다.
발언수준이나, 목소리--;, 하다못해 문장맞춤법까지 그정도니까요...
아무나 쉽게 깔 꺼리를 너무많이 제공합니다.
Commented by 김태 at 2009/11/12 22:52
최근 쌀종이 문제로 또 한 건 하셨던데... 아 미칩니다. 이런 소재를 보고도
안 갈구고 넘어가자니, 만화가의 피가 끓습니다만. 사리가 나올 것 같아요...
Commented by 解明 at 2009/11/12 11:49
각하를 생각하지 마!
Commented by 김태 at 2009/11/12 22:53
레이코프 선생의 지적에 따르면, 그로써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Commented by asianote at 2009/11/12 12:48
그렇지요. 각하는 현상이지 결코 본질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현상에 주목하게 되지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이제 가능한 가카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Commented by 김태 at 2009/11/12 22:54
현상 자체가 워낙 기현상이라, 눈길이 가긴 합니다. 너무 우스꽝스러운 꼴을
자주 보여주셔서, 눈길을 안 주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LVP at 2009/11/12 12:56
이거야 원...저넘은 걍 꼬랑지일 뿐이근영 'ㅅ';;;;

그러고보니 세X코의 직원의 관련 대답이 명언이더근영

'쥐는 소리만 잡는다고 퇴치되는 게 아니라, 서식지와 환경을 제거해야한다'




;ㅅ;
Commented by 김태 at 2009/11/12 22:54
세X코의 답변, 훌륭하지 않나영
핵심을 찌르지 않나영
Commented by 안셀 at 2009/11/12 18:45
혹은 어그로 끄는 탱커..(그럴리가)
Commented by 김태 at 2009/11/12 22:55
앗 이것은 제가 맥락을 잘 모릅니다 T_T
Commented by 나아가는자 at 2009/11/12 21:47
말씀하신대로 반이명박으로 모든게 해결되는게 아니지요. 좋은 지적인거 같습니다. 너무 하나에 매몰되어 있으면 뒷통수를 맞을지 모르니까요.
Commented at 2009/11/12 21: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김태 at 2009/11/12 22:51
사실 저도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좀더 두고봐야겠지요.
Commented at 2009/11/12 23:0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김태 at 2009/11/12 23:20
제가 영광이죠.^^
Commented by 고어핀드 at 2009/11/13 10:41
제가 정말 좋아하는 표현 중에 "빙산의 일각"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저는 좌파라고 하기엔 뭐한 사람입니다만, 마르크스의 "하부구조" 론에 딱 맞는 표현 아닐까요. 사회적 갈등의 표피 아래 경제적 갈등이라는 하부구조가 있듯이, 세상 어떤 일이든 그 밑에 거대한 하부구조를 깔고 있음을 자주 보게 됩니다. 겉으로 보이는 건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일 뿐이구요.

이명박은 단지 발열이나 코x지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합니다. 빙산의 아래 있는 거대한 하부구조를 공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앞으로 끝없는 이명박과 싸워야 할 겁니다. 시지푸스의 바위를 들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김태 at 2009/11/14 11:43
1. 마르크스의 '토대'론 말씀이시군요.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2.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3. 끝없는 이명박이라는 말씀에, '아 정말 그렇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지적을 해주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고어핀드 at 2009/11/14 21:44
비슷한 문제의식을 담은 잡문 한 편을 트랙백합니다. :)
Commented by 김태 at 2009/11/17 11:44
원문에 링크하신 캡콜드님 글에서, "솔직히, 이런 ‘현실 정치경제’ 논점까지 조금이나마 이어지지 않는 분노는 그냥 순수한 아드레날린 낭비다"라는 글귀에 공감합니다. 내 '피같은' 아드레날린은 건설적인 일에 써야겠네요.^^
Commented by 저녁놀이 at 2009/12/01 09:31
그런데 '반이명박'을 안하면 뭐 할일이 남아 있을까 궁금합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