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8일
부끄러운 시간 - 오늘자 신문과 10년전의 기억
오늘은 2008년 10월 28일. 2008년의 한겨레 26면.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318424.html
"...경찰이 사설 경비업체로 전락한 건 아닌지 헷갈렸다. 구사대와 용역깡패가 폭력을 행사
하는 경찰을 보면서 좋아서 실실 웃는 얼굴을 맞닥뜨리니 더 그랬다." "검은 옷 용역깡패와
짙은 남색 옷 경찰이 손발을 맞췄다. ..." "망루를 둘러싼 용역깡패 둘레에 경찰이 가 섰다.
...경찰 간부와 회사 간부는 똑같이 무전기를 들었다. 용역깡패가 경찰인지, 경찰이 깡패인
지, 회사 간부가 경찰 간부인지, 경찰 간부가 회사 간부인지." "기륭전자 공장 앞, 사설폭력
과 국가폭력이 한패가 된 이틀은 지금 우리가 기이한 시대 부끄러운 시간을 살고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 박수정, 르포작가.

+ + +
내가 특별히 더 부끄러운 시간을 보낸 것은 이번사건 내내 한일이 아무것도 없어서입니다.
+ + +
내 기억속 1995년3월. 관악산철거촌. 하룻밤 사수대가 필요하다길래 달려갔는데, 그때도 밥
만 축 내고 한 일은 없었습니다. 철거촌의 밥을 축 내서 더 미안하긴 하더군요 (내가 이러고
살아왔습니다, 에휴). 그때 제일 놀란건 경찰 본부와 철거용역 사무실(아마 적준용역이었나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요)이, 비슷한 크기 비슷한 모양으로, 사이좋게 나란히 서있었다
는 사실이었습니다. 경찰과 철거용역과 그렇게 사이가 좋다는 건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그
윗선에서는 정치꾼과 재벌과 조폭과 또 그렇게 올망졸망 어깨를 나란히 하고있었겠지요.난
까맣게 몰랐습니다. 그날 그순간까지.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러웠고, 또 알고도 아무것도 못
하는 현실이 부끄러웠습니다. 몇년 동안 그 광경과 그때 밤새도록 맡았던 나무 타는 냄새와
그때 공짜로 얻어먹었던 국밥(음 정말 무안하군요)의 냄새가 생생하였지요. .
+ + +
언제부턴가 잊고 살았는데 오늘 또 기억이 나는군요. 나무 타는 냄새와 아시바의 껄끄러운
감촉과 아직도 밥값을 하지 못하고 있는 하지만 언젠가는 그 밥값을 해야할 그때 그 국밥의
냄새와 그때의 그 부끄러운 기분과 그 무서운 기분도 기억이 납니다. 이것참, <잃어버린 시
간을 찾아서>에 나올법한 장면인가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더니, 정말이군요. 덕분에
10년전의 분노까지 되살아났습니다. 두고 봅시다, 이명박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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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사는 아파트도 그러고보니 그렇게 철거하고 지은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이거 원)
# by | 2008/10/28 13:07 | 글그림 | 트랙백 | 핑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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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는자님 - 우석훈선생님은 블로그에 공폭력이라는 말을 쓰시더군요.
LackSuiVan님 - 그러게 말입니다. 정말 점잖게 말하기 어려운 정권입니다...뭐 하기야, 장관 스스로가 욕해놓고도 '그정도는' 욕이 아니라 하셨으니까요. 것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