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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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 원형신화(monomyth)와 삼장구조, 책들의 목록(Bibliography)




세 가지 큰 흐름에 따라 극작술에 관한 책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글이 좀 길어졌는데, 일단 이 글은 이런이런 개념들이 있더라는 것만
소개하는 글입니다 : 원형신화, 삼장구조, Act 1-2-3, 플롯포인트,
그리고 작가의 여정(Writer's Journey)란 개념이 있다는 것만 알려
드리는 글입니다. 그 개념 각각에 대해서는 앞으로 하나씩 적으려고 하
고요. 간단히 소개하려고 해도, 이것참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차마 그렇
게 하지 못해서 죄송.^^ 여기선 다만 이러이러한 개념들이 있으니 우선
이름을 확인해두시라는 정도입니다. 그러니 읽고 나서 당장은 손에 잡
히는 게 없으셔도 '괜히 읽었다'고 화
는 내지 말아주세요. 하하.        .







- 1 -




첫째 흐름은 원형신화(monomyth)에 관한 것입니다. 원형신화란 이름
그대로, 모든 신화들에 공통된 구조를 말하는 것이라나요-  어느 시대
어느 지역 어느 신화에나, 주인공이 있고 그 주인공이 고생을 하고 또
주인공이 성취를 얻어냅니다. 캠벨선생이 다양한 신화들을 모아서 비
슷한 부분을 추려내고, 또 어떤 부분은 적당히 기워 넣으면서, 어디에
나 적용될 만한 신화의 원형,즉 이야기의 기본틀을 재구성해놓았습니
다.
이야기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군침흘리지 않을 수 없는 책이죠.



캠벨이 이런 내용으로 책을 여러 권 썼는데, 그중에서 극작술에 가장
도움이 될 만한 책은,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입니다. 이윤기 선생의
한국말 번역이 진작에 나왔지요.  여기서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것은,
세계의 신화에 나오는 영웅은 하나지만,  각 지역과 각 시대에 따라서
얼굴만 살짝살짝 다르다는 뜻입니다. 즉 영웅이야기의 굵직한 줄거리
는 하나의(mono) 원형신화이고,  디테일들만 다 바꿔 붙는다는 거죠.

글쎄요, 군침이 돌지 않습니까? 우리도 저 책을 읽고 원형신화를 알게
된다면,  디테일들만 조금씩 바꿔 넣어 가면서 온갖 이야기를 다 만들
어 낼 수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적어도 이론적으로는요. ^^ (뭐,
당연한 소리겠지만,  실제 창작에서는 그렇게 쉽게는 나오지 않지요.)







- 2 -


또 하나의 큰 흐름은,  극작술 전통에 따른 것입니다.  물론 이 흐름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지요. 시학이란 제
목이야말로 최고의 낚시 제목입니다. 시인을 꿈꾸는 문학소년 문학소
녀의 시심을 설레게 하는 낚시이지요. 그러나 아무리 읽어봐도,  아름
다운 시인의 세계 따위, 터럭만큼도 없습니다. 주된 내용은 대체로 당
시(또는 기원전 4세기 당시보다 한 세대 전)의 희랍 비극에 관한 내용
일 따름입니다.  왜냐면, 옛날 비극은 운문으로 쓰여져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비극을 쓰는 것이 시를 쓰는 것이고, 시학이란 낚시 제목을 가
지게 된 것이지요. 하이고! (적어도 아리스토텔레스가 요즘 디씨 낚시
질을 배워서 제목을 붙이진 않았다는 건 확실합니다.) 
                  .


그런데 놀라운 건,  오늘날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법을 쓰는 양반들도
아직도 이 시학을 기본으로 삼는다는 겁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대
로 한다고 반드시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시학에서 하지 말라
는 걸 골라서 하면, 반드시 망합니다
. 원래 극작술이라는 게, 건강이
나 비즈니스에 관한 기술과 같아서, 하라는 대로 한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말아야죠( 물론 중요한 예외로 브레히
트가 있습니다만, 그 양반은 애초에 작정을 하고 시학과는 다르게 간
사람이고, 그 자신이 아리스토텔레스와 맞장뜰 만한 문학이론가였으
니까요... ). 가장 최근에 시학에서 하지 말라는 거 하다가 작품을 망
치신 분이, 바로 엊그제 음담패설 발언으로 또 구설수에 오르신 심모
 감독님 아니겠습니까. 데우스 엑스 마키나... 
                               .



토비아스의 스무 가지 플롯이라는 책에서는 시학의 내용을 아주 잘
정리해놓았습니다. 이 책만큼 좋은 책도 드뭅니다. 한국어판의 외관
이 영 후덜덜해서 아쉬울 뿐인데요, 그래도 입소문만으로 계속 팔린
다는 기염을 토하고 있지요. 정말 좋은 책입니다.
                        .



시학
에 근거하여 오늘날의 영화산업에 맞추어 재구성된, 이른바 할리우드의
스토리 공학을 가장 잘 정리해놓은 책이,  제가 본 중에는 바로 이 시나리오
 가이드
란 책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이른바 3장구조입니다.
재미있는 드라마는 Act 1, Act 2, 그리고 Act 3가 뚜렷하게 나뉘어야 한다는
거죠.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영화뿐 아니라 소설과 만화 기타 등등에도
찰떡같이 들어맞는 말입니다. 재미있는 작품들은 분석해보면 뚜렷하고 선명
한 3장구조를 가집니다(물론 가끔씩 예외도 있지만요). 재미없는 작품은 분
석해보면, 너무 뻔한 3장구조이거나, 아니면 숫제 3장구조가 없습니다(역시
이건 예외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심산 선생이 책을 번역하고 아직도
아쉬움을 느끼셨는지, 이 책의 내용을 더 쉽고 분명하게 풀어,
한국형 시나
리오 쓰기
라는 좋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

하워드&마블리의 시나리오 가이드와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두 가지 사
항이 항상 강조됩니다. (1) 삼장구조를 가질 것, (2) 갈등을 키울 것. 명심!





또 하나 오늘날의 극작술에서 중요한 개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플롯포인트
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개념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개념입니다. 제가 워크숍이나 이런 곳에서 플롯포인트에 대해 소개하면 이 생
경한 이름을 듣고 다른 작가분들이 거부감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플롯포
인트
가 어떤 건지 예를 두세개만 들어 설명하면, '아, 그거! 나 알아'라는 반응
이 반드시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이 개념을 이론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
바로 사이드 필드의 시나리오란 무엇인가입니다.                                   .



사실 좋아하는 책은 아닙니다. 분석 사례들이 워낙 80년대 미국영화 중에서도
좀 지루한 쪽에 속하는 것들이라서, 책이 빠릿빠릿한 맛은 없습니다.  그리고
플롯포인트를 설명한 부분 이외에는 약합니다. 그러나
플롯포인트에 대해 설
명해놓은 그 부분만은, 꼭 한 번 읽어보실만 합니다.                                .





- 3 -



이러한 두 가지 흐름을 하나로 합치고, 칼 융의 아르케타입 개념들을 양념으로
얹어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무시무시한 책이 나타납니다. 그게 바로 90
년대 극작술 계를 휩쓴 Writer's Journey란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회사 다
닐 때, 콘텐츠 기획하다가 알게 되었죠.  콘텐츠에 관한 내용을 다룬 책들을 보
니까 항상 이 책을 추천하고 이 책을 인용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한테서 이책
을 얻어서 읽어보았죠.
원형신화3장구조에 맞도록 재구성해놓은 책이었어
요. 이 책의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게 드러나더군요. 약점은, 이 책의 설명이 너
무 도식적이라는 거에요. 강점은, 이 책은 누구라도 쉽게 알도록 일목요연하게
스토리의 구조를 설명한다는 거에요. 강점이 약점이고, 약점이 강점이죠. 그만
큼 개성이 뚜렷한 책이에요. 물론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토퍼 포글러의 말처럼
인생에도 적용할 수 있다, 우리의 인격을 성숙시키자..라는 이야기는 귓등으로
흘려버리면 되겠지만, 이 책이 가진 매력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지요. 나중에는
한국어번역본도 나오더군요(
번역하신 분께는 죄송한 이야기지만 저는 한국어
판이 더 어려웠던 것 같은데...
). 암튼 악덕과 미덕을 겸비한 재밌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재미있는 점은, 원형신화를 12단계로 도식화하여, 3장구조에 딱딱
끼워맞춰 놓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로 해놓으니까, 되게 이상하죠? 그런
데 실제로 분석을 해보면, 대부분의 작품이 잘 들어맞아요. 여기서 몇단계가
빠지거나, 몇단계가 들어가는 정도인데, 놀랄 만큼 잘 들어맞습니다. 일단은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요. ^^
                                                     .







- 4 -

덧붙여, 이러한 흐름에 들어가지 않지만, 매우 의미있고 재미있는
글들이 있습니다.      (1) 보네거트가 자신의 글에서 플롯 일반에
대한 의미있는 반론을 던지고 있습니다.  인생은 플롯처럼 분명한
 해결이 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나중에 인용할게요. ^^


(2)  강대진선생은 캠벨과 관련이 있지만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저승여행이란 패러다임으로 대부분의 이야기를 분석하는
거죠. 이것, 의외로 잘 들어맞고 또 재미있습니다. 모든 이야기가 좀 심
각해지기는 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상당히 많이 던져줍니다.
             .



(3) 뭐,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할리우드까지 나오면 반드시 나오는 이야기
가 되겠지만,  거기에 대해 브레히트가 맞서 있다는 거죠. 그런데 사실 브
레히트가 정말로 대척점에 있는 건 아닐 겁니다. 브레히트 연극도 무지하
게 재밌는데, 그 재미라는 게 어느 정도 할리우드 스타일에서도 가능하거
든요. 아무튼 이런 건 하나하나 따져보면 또나름 재미있는 대목일겁니다.


   
그럼 다음부터 캠벨의 이론을 간단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by 김태 | 2008/05/02 08:08 | 작법론 | 트랙백 | 핑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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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간달프 at 2008/05/02 12:21
조셉 존 캠벨의 저서들이야 스토리텔링은 물론 정통 판타지를 쓰려는 저같은 사람들에게는 필수중의 필수이지요. 방대한 내용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으면서도 내용이 쉽고 재미 있으니 말입니다. 캠벨씨도 로저 젤라즈니씨 만큼이나 빨리 돌아가신듯 해서 눈물만 나는군요 어흑. 저만한 신화학 학자 또 없을까요;ㅅ;?
Commented by 별밤 at 2008/05/06 10:52
리스트 중에 읽은 건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뿐이군요. ^^; 몇년 전에 모 시나리오 작가모임을 기웃거리다 추천받아 읽긴 했는데 지루한 건 사실. 그 놈의 차이나타운 이야기는 대체 몇 번을 나오는 건지...-_-;;

플롯포인트에 대한 이야기'만' 보면 괜찮은 책이긴 합니다. ^^;; 조셉 켐벨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저에겐 필독서인데, 아직 안 봤네요. -.-;;; 언젠간 봐야되는데;

(하지만 에코의 상상처럼, '비극' 말고도 '희극'도 남아있었다면 세계 문학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정말 먹음직스러운 떡밥이죠?? ^^;;)
Commented by 김태 at 2008/05/07 01:39
간달프님// 그래도 캠벨 아저씨 여든 넘어서 살았잖아요... 6^^; 엘프나 위저드의 시점에서보면 단명한 것일까요.
별밤님// 차이나타운 어떠셨어요? 저는 그다지 재밌진 않았습니다만... 시학 2권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한번 정리해봐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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