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글루스 | 로그인  


진중권 <서양미술사1> (1) - 미술사에서 지식인의 몫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어요.  날마다 몇시 몇분에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적어둬
야 할 정도로... 그래도 어제 학술대회를 끝으로 이번 학기의 굵직한 행사는 대충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시 읽고 싶은 책 읽으며 지내고 싶은데,      ... 잘 될지는?


아무튼 너무 바쁩니다. 그래도 좋은 책 읽었
으니, 간단하게라도 적지 않을 수 없죠.   ^^







진중권 <서양미술사1>을 읽었습니다.  이 책의 주요 특징은 지식인 층의 자기
주장
이라고 생각합니다 : 미술사란 인류의 거대한 유산입니다. 그 유산을 형성
하는 과정에서 지금껏 미술가들의 공헌이 주로 인정되어왔죠 - 그러나 저자는
새로운 관점으로, 지식인 역시 미술사 형성의 중요한 주체임을 확인하고, 미술
사의 영역에서 지식인의 몫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언제나 찝찝해 보이는
미켈안젤로 선생이죠.

예컨대 미켈안젤로의 경우.  이 책에선 매우 인기가 없지요. 중간에 달랑 4-5쪽
소개하는데, 그나마도 엘그레코에게 영향을 준 작가로서 언급할 따름입니다만.
한 번 더 나오긴 하는데, "근대 미술비평의 선구자 로제 드 필(Roger de Piles,
1635~1709)
"이  화가들에게 점수를 매기면서 미켈안젤로에게 37점이란 박한 점
수를 줬다는 대목인데요, 역시나 미켈안젤로에게 별로 안 좋은 내용입니다. "
술사의 거장들을 졸지에 시험을 마치고 학교에서 성적표를 받는 학생들 처지로
만들어버린 것이 흥미롭다. 만점이 72점임을 감안해도, 미켈란젤로와 카라바조
학생이 받은 점수는 낙제점에 가까워 보인다.
" (259쪽)    
그렇다면 어떤 화가가
중요하게 다루어질까요? 그의 경쟁자였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브라
만테? 티치아노? - 아닙니다. 이 책은 르네상스에 대해 정작 4개의 챕터나 할애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가들 중 누구도 중요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인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3장은 오롯이 알베르티에게 헌정되었으며, 5장은 (우리에게 낯선) 러시아 이론가
L.F.셰긴의 이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6장은 르네상스작품을 근거로 파노프스키
를 풀이합니다.  8장은 바로크에 대한 뵐플린의 유명한 이론을 요약하였고요,  9장
은 로코코의 탄생을 오롯이 로제 드 필에게 귀인하고있습니다. 10장에서는 빙켈만
이 신고전주의의 탄생에 기여한 것으로 설명하였고, 12장은 현대미술에 대한 제들
마이어
의 이론을 소개합니다. 책의 대부분이 이론을 설명하거나 이론가 자신을 소
개하고 있는 것입니다.즉 미술가 자신보다 미술에 대해 이야기한 지식인들에게 할
애되어 있는 것이지요. (네이버지식인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만^^)                .






지식인 스스로 미술사의 주체로 서겠다선언처럼도 읽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저작은 매우 도발적이지요. 평소에 보이던 저자의 매콤한 입담과 신랄한 풍자
가 이 책에서만큼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가장 논쟁이 될 책
이라 생각합니다. 다음과 같은 구절들에 이러한 입장은 잘 드러나 있습니다.     .



진중권 선생 캐리커처.
옛날 단행본 작업할 때
그렸던  그림입니다만.



(6)  "예술의 방향을 결정짓는 것은 오로지 화가나 조각가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예술사의 중요한 시기마다 예술가 못지않게 결정적인 역할을 발휘하는 것이 비평가
이다. 따라서 미술을 이해하는 데는 비평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                 .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 찬란했던 르네상스 시기를 대표하는 것은, 미켈안젤로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아니라,  그 자신 건축가이자 비평가였던 알베르티겠지요.

(87) "르네상스에 들어오면... 지적 교양을 갖춘 화가들은 이제 자신들의 작업에 이론
적 표현을 주려고 한다.   알베르티
(Leon Battista Alberti, 1404~1472)의 <회화론>은
이 새로운 정신적 분위기를 보여주는 예다.  창작을 이론으로 뒷받침하려는 화가들의
노력에 힘입어 예술은 비로소 정신노동으로 인정받는다... 기능공에 불과했던 장인들
어느새 교양인으로 부상한다..."
                                                                 .


스스로는 미술가가 아니었지만 중요한 비평가였던 로제 드 필. 이 책은 로제 드 필이 있었기에
비로소 로코코가 가능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술작품이 있은 연후에 비평이 따라온다는 것이
아니라,비평이 있어야 미술사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간다는 관점. 이 관점은 로제 드 필의 대목
에서 그 정점에 도달합니다.                                                                                       .

(268-9) "비평가들이 화가의 취향을 평가하게 되면서 화가들 역시 이 변화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프랑스 회화는 완전히 이탈리아에 종속되어 있었다. 이탈리아
보다 이탈리아를 더 광신적으로 수용했던 것이 프랑스고전주의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드 필의) 논쟁 이후   프랑스의 회화는 이탈리아를 추종하는 데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  (그리하여) 프라고나르에 이르면 로코코는 완전히 성숙한 모습으로
변모하여 프랑스 회화의 주류로 떠오르게 된다. 
그런데 이 급격한 분위기의 변화가 한
사람의 비평가에게서 시작됐다고 생각해보라
."                                                   .


(270, 2) "로제 드 필은 화가가 아니었고, 아카데미 소속도 아니었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비평가가 평론을 하는 게 오늘날에는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과거에는
 달랐다. '그림을 그릴 줄 모르는 자들이 그림을 논하는 게 말이 되는가?'이것이 화가
들의 생각이었다.작품에 대한 언급이나 평가 역시 전문가들의 집단인 아카데미 내의
현상이어야 했다.  그런데 한 명의 아마추어(素人)가 예술가들의 절대왕정을 무너뜨
렸다
.  로제 드 필과 더불어 창작과 분리된 평론, 즉 근대적 의미의 소인비평이 시작
된 것이다."      
요컨대, (273) "로제 드 필이라는 이름의 아마추어가 프랑스 회화의
흐름을 바꾸어놓았다그의 비평 덕분에 프랑스회화는 맹목적으로 이탈리아를 추종
하던 구습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제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비평이
가진 힘을
짐작할 수 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18세기 후반 이후에는 프랑스가
이탈리아를 제치고 외려 회화의 중심지로 떠오른다.  이 변화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
까?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거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살롱을 중심으로 한 활발한 비평의 문화였다
."                                          .




신고전주의에 대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빙켈만의 <혜안>이
신고전주의의 탄생에 직접 기여한 것처럼 서술되어 있습니다.

(283)  "빙켈만...이 새로이 꺼내든 고전적 취향이 18세기 중엽 유럽에 '신고전주의' 운동의
출발점이 된다."
  또, (299) "다비드의 신고전주의, 괴테의 바이마르 고전주의, 헤겔의 고전
주의 미학을 낳은 빙켈만의 혜안
..."                                                                         .

 





이 책에서는 보시다시피 화가들, 그리고 작품들이 핵심에 놓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의 주인공이 비평가들인 것도 아닙니다.  아무래도 이 책에서
바라본 미술사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개념들>인 것 같군요. 1장의 카논
과 황금분할, 2장의 상징과 알레고리, 그리고 원근법과 역원근법 등....      .






생각해보면 이렇습니다.  이러한 관점들은 현대에 견주어서 과거를 바라본 것
이지요. 비평이 미술을 선도하는 오늘날의 상황으로, 과거의 미술사까지 재해
석한 것입니다. 이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일은 아닐 겝니다.  역사란 건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도 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우리시대의 미술사>
 책이라고도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한 두 마디만 덧붙이자면,

그렇다고 이 책의 관점에 누구나가 동의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입장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바라볼 수도 있겠지요.  예컨대 톰 울프 같은 사람은,
작품이 아니라 개념들이 중심에 놓이는 현상을, '그림에서 내용을 배제한
다더니 거꾸로 그림 중심에 이론, 즉 말(word)이 놓이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현대미술의 상실인 것
'이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책도
제목이 '그려진 말(Painted Word)'이었지요. 저는 '현대미술의 상실'이란
한국어판 제목도 좋아합니다만.  뭐, 진지한 책이라기보다는, 현대미술의
경향에 대한 통찰력있는 풍자(또는 풍자적인 통찰)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이 책도 꽤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아무튼 이런 입장에서라면,개념을
미술사의 중심에 놓는 것에 대하여 그닥 반가워하지는 않을지도 모르죠..


톰 울프 아저씨의
현대미술상실
thePainted Word

저는 좋아하는 책
입니다만 뭐 그닥
좋아하지 않는 분
 도 종종 있더군요.

끝으로 한 가지. 이런 걱정도 있긴 합니다. 미술의 한 주체로서의 지식인
의 자기 선언
에 대해, 미술가들이 선뜻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서양미
술사1>에는 마치 이 부분을 의식한 듯 재미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


(110) 마지막으로 알베르티는 화가들에게 남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라고 권한다.  "기록
에 따르면 아펠레스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누구나 내키는 대로 비난할 수 있도록, 그리
고 그런 비난을 스스로 공손하게 경청할 수 있도록 (거리에 세워둔) 그림 뒤에 숨어있곤
했다."고 한다. ...구두장이가 신발끈을 매는 구멍이 하나 덜 그려졌다고 말하(자)... 이
말을 들은 아펠레스는 물론 아무도 모르게 붓을 대어 그림을 고쳤다고 한다
.              .


아펠레스면, 고대 그리스의 전설의 본좌급 화가이지요. 알베르티가 이 이야기를 가져다
쓴 함의는 간단합니다 - 본좌 아펠레스도 한갓 구두장이의 말을 들었거늘, 하물며 그냥
오늘날의 미술가들이 비평가의 말을 듣지 않을 이유가 있겠느냐? 그러니 당신들도 비평
가의 말을 들으시오, 특히 나 알베르티의 말을...
뭐 이런 것이지요.                          .

이 이야기는 에라스무스의 <아다기아>에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ne sutor ultra crepidam
이라는 격언이 그것인데요(네 수또르 울뜨라 끄레삐담), 그런데 에라스무스의 글을 보면,
이 이야기에는 후일담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정반대 결론이 하나 또 나오지요.


에라스무스입니다만.
이전에도 올렸더랬죠.

이 부분에 대해선 글이 너무 길어지니까 다음에 다루도록 하지요.






by 김태 | 2008/04/24 21:33 | 트랙백 | 덧글(11)

트랙백 주소 : http://kimtae.egloos.com/tb/164201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간달프 at 2008/04/24 23:14
하지만 아무리 저렇게 논해도 그 논함의 대상이 없다면, 글쎄요 과연 지식인의 존재 가치가 있을까......하는 속좁은 소견입니다. 저런 지식인 절대주의가 종종 보여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 진 선생님이 좋다가도 흐음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저는......

ps. 근데 안나 콤네나 [알렉시우스]와 스티븐 런치만의 [십자군의 역사] 그리고 게오르크 오스트로고르스키 [비잔티움 제국사(완역)]는 언제쯤 완역이 될까요......태권公께서 만화로 그려내실 생각은......?

ps2. http://hajime0901.egloos.com/4128885 바사리 감상기인데 무려 잠본이公 께서도 박수칠 정도의 센스를 보여주셨드랬군요. 앞으로도 기대하겠슈미다(응?)
Commented by 김태 at 2008/04/25 00:51
(1) 런시만 십자군은... 두꺼운 거 세 권 짜리라... 한국말로 해놓으면 두꺼운 거 다섯 권은 될 겁니다. (2) 안나콤네나 알렉세이드는 중역으론 나올 수 있을 텐데요... 중세 희랍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울 거고요, 뭣보담도 시도 때도 없이 호메로스 등을 불쑥불쑥 가져다 쓴다고 하네요. 결국 호메로스에도 정통한 사람이 달라붙어야 원전번역을 할 수 있겠지요. 펭귄판으로 영문판이 있는데, 이건 두툼한 거 한 권입니다. 이걸 가지고 중역은 가능할 거고요, 그림 좀 넣고 하면 한국말로 두꺼운 두 권이나 중치 세 권이 될 겁니다. - 뭐 두 가지 다, 번역 해놔도 시장성은 거의 없고요. ^^ (3) 오스트로고르스키는 한정숙 선생님 번역이 있잖아요...라고 써놓고 찾아봤더니, 아아, 절판이군요. 헉. - 뭐, 노리치의 몰캉몰캉한 대중서도 그닥 잘 팔리지 않는 분위기라...6^^; (근데 진선생님 책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십자군 비블리오그라피가 되었습니다, 헉!)
Commented by 간달프 at 2008/04/25 01:18
노리치의 몰캉몰캉한 대중서는 의외로 허술한 구석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재미가 업ㅂ더군요; 다시 읽어봐야 되나......

프란체스코X바사리 맞습니까? (그만해)
Commented by 김태 at 2008/04/25 01:52
저도 노리치는 별로 재미가 없었어요. 아무래도 대중적 코드라는 게 그 사회랑 여기랑 달라서 그런 건지요. ... 바사리는 최근에 새로운 커플링이 추가로 마구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역사에 기록된 실제 커플도 꽤 되고요.
Commented by 미도리™ at 2008/04/25 09:00
오오 벌써 다 읽으셨군요!~
저는 아직 사놓고 일본소설을 읽느라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한 지식인의 미술사에 대한 자기주장이라....
객관적인 입장에서 미술사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진중권의 개인 생각을 피력하는 책인가 보군요!~

좀 비판적인 시각에서 책을 읽어야 할것 같습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 비판을 하기 보다는 작가의 입장에
동화되어 책을 읽는 성격인지라...
Commented by 별밤 at 2008/04/25 10:12
좋은 비평가는 좋은 관객(시청자, 독자 등등... 내키는대로 붙일 수 있겠지요^^;)이다, 라는 씨네21 영화비평가 특집의 문구가 생각나네요.

작품에 대한 분석과 방향제시라는 것도 결국, 작품에 대한 애정표시겠지요. 작품을 더 이해하고 싶다는 욕구에서 출발한 것이 더 좋은 작품에 대한 욕심으로 변화하는 건 당연할 수도 있겠고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논쟁꺼리가 될 거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언제 한 번 읽어봐야겠군요. ^^
Commented by 김태 at 2008/04/25 10:58
미도리™님// 아, 오해가 있을 수 있는 표현이었군요. ^^ '한 지식인'의 자기 주장이라기보다, '지식인 집단'을 대표하여 주장한다는 의미입니다. 미술사의 영역에서 지식인들이 자신의 몫을 주장하기 시작한다는 것이죠. 진중권 선생의 개인 생각을 적은 에세이집은 아닙니다(개인적 에세이에 가까운 것은 저기 위에 적은 톰 울프의 책이지요...물론 톰 울프는 원래 작가니까, 그러는 게 더 어울리겠지만요^^).
주관적으로 보이는 부분들도 있긴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려다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 같고, 대체로 모든 부분이 여러 문헌에서 논거를 가져다 대고 있습니다. 상당히 진지한 책이네요. ... 물론 비판적으로 책을 읽으실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개인 생각임을 경계한다는 의미가 아니라요, 아직 새로운 관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보시는 분에 따라서는 새롭다고는 느끼지 않으실 분도 있겠지만요...)

별밤님// 좋은 관객은 또한 좋은 비평가이기도 하겠죠. 에코였던가요, 모든 작가는 비평적 독자를 의식하면서 쓴다는 취지의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 이런 의미에서도, 비평가 또는 관객(독자, 관람자 등등^^)은 이미 창작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이책은 그것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야기를 하고있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김태 at 2008/04/25 11:01
히히. 첫문장이 아무래도 미도리™님 말씀처럼 보일 우려가 있어서 살짝 고쳐놓았습니다. ^^
Commented by 猫眼 at 2008/04/25 18:55
진중권씨가 지식인의 역할을 강조한 건 어떻게 보면 현재 한국 사회에서 비평가의 역할이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경향에 반하여 서술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최근 한국 사회에서 디워논쟁으로 말미암아 한국 대중문화계 내부에서의 지식인과 비평가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 많이 일어났었지요. 이 논쟁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이름이 진중권씨였습니다. 진중권씨의 지식인스러운 언변과 문장이 대중들이 평론가들을 외면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라는 의견이 꽤나 지배적이더군요. 책을 아직 보지않아서 확실히 뭐라 쓸 수는 없지만 최근 대중문화계에서의 평론가들의 역할과 입지를 생각해보면서 저 책을 읽으면 꽤나 재밌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Commented by 김태 at 2008/04/25 22:13
猫眼님 // 그렇군요. 저도 읽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원래 책의 내용 자체는 몇 년에 걸쳐 형성된 강의자료를 기초로 한 것이지만, 그것이 수용되는 2008년의 맥락이 참 재미있습니다. ^^
Commented by 미도리™ at 2008/04/26 11:38
아 그렇군요!~ 한 지식인이 아니라 지식인 집단이군요!

요즘은 그림을 보고 그림 자체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기 어려운거 같아요!
제가 서양 미술사나 미학관련 책을 읽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죠!
그림이 어렵습니다. 작가의 사상과 철학이 녹아 들어있고
현대의 포스트모더니즘이니 해체니 뭐니 해서... 난해합니다.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고 읽는다는 것이 현대 미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을 읽을 수 있는 해석의 틀을 전문 지식이 없는 개인이 스스로 마련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식인들이 마련해 놓은 해석을 틀을 받아 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
하지만 맹목적으로 틀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비판적으로 수용하려 노력해 보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