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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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스무스가 말하는 예수


여러분 안녕하세요. 과분한 관심 보여주셔서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처음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다보니... 당황도 하고요.  블로그란 좋은
곳이군요...^^ 흠! 어제는 마감 중이었지만 전에 예약한 표로 요한수
난곡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뭐랄까, 예수 수난이라는 주제에 대해,
일부 기독교 신자의 이상한 퇴행에 대해, 주제 넘게 한 마디 쓰고 싶
어졌는데, 일단 생각을 더 정리해야겠습니다. 마감도 코 앞이고...흑.
대신에 제 컴퓨터 하드를 슬슬 뒤지다 보니, 이런 글을 쓴 게 있네요.


아, 여기 이 그림은 에라스무스를 그린 캐리커처인데요...

아는 선생님이 에라스무스의 격언집(아다기아)를 번역하셨어요.
거기에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다보니 쓰고픈
말도 조금 생겨서...   몇 꼭지 적어두었던 글 가운데 하나입니다.







친구들은 모든 것을 공유한다


amicorum communia omnia
아미코룸 콤무니아 옴니아




    '친구들은 모든 것을 공유한다’니, 이처럼 마음이 넉넉해지는 말도 흔치 않을 겁니다. 그리하여 에라스무스는 <격언집(아다기아)>의 첫머리에, “이런 이유에서 나는 이 격언을 격언집의 머리로 삼기로 결정하였으며, 이 격언이 상서로운 징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적고 있지요.


    우리 속담에도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시인 에우리피데스는 ‘친구들은 고통을 또한 나눈다’고 노래했습니다. 그런데 에라스무스의 견해에 따르면, 친구들이 공유하는 것은 단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친구들은 또한 사유재산을 포기하고 모든 재산을 공유해야 마땅하다는데요.


    이상주의적인 공산사회의 이념은 오늘날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낯설기도 하고 과격하게도 들리지요.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희랍의 옛 현인들이 가르치던 바였음을 에라스무스는 밝히고 있군요. 퓌타고라스에게도, 소크라테스에게도, 그리고 플라톤에게도 이것은 당연한 생각이었나 봅니다. “플라톤은 나의 것과 너의 것이라는 단어를 들을 수 없는 공동체에서는 실로 행복과 만족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에라스무스는 적었어요.


    사실,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어려운 철학을 공부한 사람들만이 아닙니다. 외로운 화가였던 빈센트 반 고흐는 농부들의 가난한 식탁에서도 이 조촐한 행복을 발견한 모양입니다. 여기 그린 그림에서는 <감자를 먹는 사람들> 사이에 에라스무스가 몸소 앉아, 즐거운 표정으로 먹을 것을 나누고 있네요. 빈센트는 훗날 친구들끼리 모든 것을 공유하는 이상적인 화가 공동체를 실험하기 위해 아를로 떠나게 되지요.


    나아가 에라스무스는 이 사상이야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일치한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플라톤적 공산국가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로서는 놀라울 뿐이다. 이교도의 철학자들 가운데 플라톤만큼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에 부합하는 사상가가 또 있을까?” 에라스무스는 이런 말을 할 만하지요. 그가 바로 <신약성서>를 편집하고 번역한 학자거든요.


    그러고 보면 참 기이한 일이네요. 오늘날 한국의 몇몇 대형교회들은 재산을 함께 나누기는커녕 사회에 세금조차 물지 않으려 하니까요. 레드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채 말이죠. 그들이 숭배하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요? 아마 그들은 영원히 도달할 수 없을 겁니다, 예수가 가르치던 그 행복에는.



by 김태 | 2008/02/29 22:48 | 고전어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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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어떤 남자의 블로그. at 2008/03/01 00:59

제목 : 공동체 생활 좋은 리더, 좋은 팀원
에라스무스가 말하는 예수트랙백 하게된 본문에“플라톤은 나의 것과 너의 것이라는 단어를 들을 수 없는 공동체에서는 실로 행복과 만족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이란 말을 보았다..지난 2년간 단체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단체 생활의 장을 하면서 느낀거지만..공동체 생활, 단체 생활에서 저 마음가짐이 부족할 수록 트러블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지독한 개인주의적 사고를 하면서 집단의 소속되어있는 팀원들...'프레임'이란 책에서 가장 멍청한......more

Linked at 불평불만 : 에라스무스(1)-.. at 2008/07/29 21:45

... p; .2월에 올렸던 '에라스무스가 말하는 예수'(http://kimtae.egloos.com/1473377) 글을 좀 더풀어 쓴 것입니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죠. 예수의 이름을 팔아대던 명박이와 추부길이가어떤 작자들인지 온& ... more

Commented by 용회 at 2008/03/01 00:52
잘 읽고갑니다 !.

트랙백도 해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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